모두가 혼자인 사람들. 일상이라는 이름 뒤에 서로가 서로를 알지 못한 채 부유하는 이들의 삶은 얼마나 공허하고 위태로운가. 한국 공포영화의 새로운 국면을 연 곤지암 이후 4년 만에 발표하는 정범식 감독의 신작 뉴 노멀 은 ‘혼밥’이 당연해진 고독한 시대, 저마다의 외로움과 고단함을 짊어진 이들이 서로 스치며 벌어지는 섬뜩하면서도 쓸쓸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감독의 데뷔작 기담 이 격변의 시대였던 일제강점기 1942년 경성에서 벌어진 나흘간의 기록이었다면, 뉴 노멀 은 80년이 지난 지금 전 인류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혼돈의 시대 2022년 서울과 그 인근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나흘간의 기록이다.어쩌면 흔하다 할 일상과 공간 속에 숨겨진 예기치 않은 위험과 공포의 정체를 그려가며 좀처럼 결말을 예측키 어려운 ‘한 끗 다른 서스펜스’의 진수를 선사한다. 더불어 일상 속 존재들을 연기한 최지우, 이유미, 최민호, 표지훈, 정동원, 하다인 등 쟁쟁한 배우들의 조합 역시 이제까지 만나지 못했던 존재감으로 영화의 서스펜스를 증폭시킨다.유례없는 혼돈의 시대를 통과하며 모든 삶의 모습과 관계에 있어 새로운 정의가 요구되는 ‘뉴 노멀’의 시대, 일상 속의 서스펜스를 촘촘하게 직조해 내는 정범식 감독이 제안하는 새로운 현재, 새로운 일상에 대한 통찰력 가득한 예언서. (모은영)